목록석현동현의 星/둘째별 동현 (12)
해나무
동현이가 편지를 써서 엄마한테 던지고 방으로 달아났다. 편지의 내용인즉. 엄마 저를 사랑하면 또봇 사 주세요. 타이탄이라는 또봇이 있어요. 사 주세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무 우습기도 했다.
우체함에 요즘 보기 힘든 흰 봉투의 우편물이 와 있었다. 겉면에 손으로 쓴 비뚤비뚤한 글씨체로 집주소가 적혀 있었다. 동현이가 유치원에서 보낸 편지였다. 좁은 봉투에 긴 주소를 적느라 힘들어했을 것 같다. 마지막 줄에 '엄마께'라는 글이 보니 뭉클해진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메밀꽃 필 무렵」중에서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올 여름 휴가는 고창 외갓집에서 신나게 보냈다. 선운산 계곡, 동호 해수욕장, 구시포 해수욕장, 연기제, 무안 낙지, 갯벌체험...
기차를 좋아하는 동현이. 매일 '토마스와 친구들'이나 '칙칙폭폭 기차마을 처깅턴'을 2편은 꼭 보는 기차매니아. 요즘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데' 캐롤 송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기차로 낙찰. 토마스와 친구들 기차세트를 주문을 하고 받았는데 개봉하지를 못했다. 몰래 열어 포장을 해야하는데 늦게까지 자지를 않으니^^
연속 이틀 잠을 설쳤다. 아직 어린 동현이에게 밤마다 무서운 일들이 벌어졌다. 어제는 한밤중에 번개, 천둥이 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작은 가슴에 손을 대니 심장이 콩닥콩닥 빨리 뛰고 있었다. 오늘은 태풍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어 창문을 계속 두드리는 바람에 아빠를 꼭 껴안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본 태풍의 위력은 실로 놀라웠다. 대로변의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강한 바람을 타고 날라오는 것은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