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석현동현의 星/첫째별 석현 (44)
해나무
석현이가 열심히 끄적이더니 종이 한 장을 가져다 주었다. 숫자가 한 줄로 나란히 써져 있고 아래에 풀밭같은 것이 그려져 있다. '석현아, 이게 뭐야?' '응, 달력이야.' '아~, 그렇구나!' 제대로 숫자를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 제법 숫자를 쓸 줄 안다. 몇몇 숫자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로 써져 있긴 하지만. 이는 보통 오른손잡이는 원을 그릴 때 시계방향으로 그리지만 석현이는 시계반대방향으로 그려서 글자가 거꾸로 써진다.
어렸을 적에 일일공부 끝에 나오는 글자 따라쓰기를 무척 싫어했었다. 더불어 색칠공부라고 나오는 책에 색을 채우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워낙 색 감각이 없는 것이 큰 이유였다. 어제는 석현이가 색칠놀이를 한 것을 가지고 왔는데 꼼꼼하게 이쁘게 색을 잘 칠했다. 놀이방 선생님도 다른 아이와 달리 색 감각이 있고 색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잘 칠한다고 하셨다. 집중력도 뛰어나 관심있는 일은 30분 이상 집중을 한다고도 하셨다.
펑펑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눈을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자. 친구랑 신나게 눈싸움도 하고. 나도 눈처럼 커지고 싶다. Seokhun's Gallery 바로 가기
석현이가 TV를 보고 나더니 뭔가를 끄적였다. 처음에는 석현이가 아닌 어른이 쓴 줄 알았었다. 아마 'WORLD'라는 단어를 따라서 쓴 것 같다. 다른 글자보다 'W'가 예술이다.
석현이의 그림 솜씨가 날로 발전한다. 사람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 2004년 3월 처음 가져온 그림인데 '양파'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아래가 둥글고 끝이 뾰족한 모습이 영락없는 양파 모양이다. 그냥 줄로 눈을 그리던 것이 눈썹과 눈동자를 그려 놓았다. 상반신에 팔과 손도 그렸다. 다부지고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사물을 의인화시켜 그리다니 놀라웠다. 이번에는 빨간색으로 딸기를 그렸다. 얼굴만을 그린 것이 몸통과 팔다리를 추가로 그렸다. 석현이가 처음 그린 엄마 모습이다. 긴 머리카락을 표현한 것 같다. 놀이방 친구를 그렸다. 친구 그림위에 석현이라고 자기 이름을 써 놓았다. 아직 '이'자 밖에 쓸 줄 모르는데 그것도 꺼꾸로 썼다. 보기는 그래도 토끼이다.